[APEC] APEC 회의로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경주, 「국빈 맞이 호텔」의 역할과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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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7-15 20:09본문
아·태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APEC 정상회의가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만에 한국의 세계문화유산도시 경주에서 제32회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주제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로 제시되었는데,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는 아름다운 전통문화유산, 자연경관, 찬란한 역사와 함께 숨 쉬는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로 이 지역을 지속적으로 보존하면서 대표적인 세계유산도시로 전 세계에 알리는데 이번 APEC 개최는 매우 중요한 원동력과 전환점이 될 것이며, 성공적인 APEC을 치루기 위해 APEC 준비지원단의 움직임도 결의를 다짐하고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개최 일정까지 많지 않은 시간, 약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시민들은 성공적인 APEC 개최를 위해 주요 준비상황에 여러 가지 걱정과 함께 성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진행 상황에 귀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불과 얼마 전 거대한 투자금과 계획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뭇매를 맞아야만 했던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파행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유독 무더웠던 여름 날씨의 악재를 제외하고도 부실준비, 부실운영이란 오명은 세계대회를 개최한 국가의 영광을 뒤덮은 뼈아픈 경험이다.
경주는 이러한 실패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의 관점에서 몇가지 우려되는 문제를 제기해보고자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제행사에 적합한 품격을 갖춘 도시환경인가에 대한 진단과 대비인데, 즉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표 회의장소와 회의 운영, 취재기자단을 위한 국제미디어센터, 의전을 위한 경호, 최고 수준의 숙박시설 제공, 의전 서비스 등에 대한 문제이다.
우선 필자는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부산의 한 호텔에서 미국 대통령 전담 의전 서비스를 담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정상들의 숙소와 의전과 관련하여 그 중요성과 경주지역 호텔의 준비에서 예측되는 현실적인 측면,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총 21개국 정상의 숙박을 책임질 호텔의 역할은 크게 드러나거나 공개되지 않을 수 있지만 매우 영향력 있는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가장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경주지역 5성 호텔은 2곳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정상회의 예정 장소인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보문은 위치적으로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어 전체 참가국 VIP를 모시는데 보안과 이동을 고려하더라도 적절하게 배치될 수는 있다. 다만 각 호텔이 시설이나 규모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상들을 모시기에 적합한 품격있는 객실 시설이 부재한 곳이 많고 그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참석하는 21개국 중, 머무는 동안 호텔을 통째로 사용하고자 하는 국가가 미국, 중국, 일본 등 3~4개 정도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 국가가 대표적인 5성 호텔을 선점하고 나면 추가적으로 16~17명의 정상들에게 제공할 각 호텔의 스위트 수준 객실을 배분해야 한다. 호텔에 고급 스위트 객실은 평균 3~4개 뿐이기 때문에 호텔별 스위트 수준의 객실을 개보수 등을 통해 확보하는 것도 급선무이다. 경주의 호텔들에게는 단기간 일정으로 주어진 개보수에 대한 책임과 비용은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그 외에도 관계자들의 숙박까지 약 3만여 객실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므로 전체 예산범위 내에서 숙박업에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 것인지 현실적인 계획을 통해 경주의 호텔들이 APEC에 참가하는 국빈(國賓)들을 훌륭하게 모시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향 후 지역발전에 상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호텔은 시설이나 규모 외에도 인적서비스의 수준이 그 호텔의 수준을 좌우하듯 세계 정상들을 모실 수 있는 의전 서비스 교육을 받은 호텔리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국빈들을 자주 접하고 모시는 호텔들은 대개 국빈 전담 서비스팀이 존재하고 특별 의전서비스 교육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그러나 경주는 국빈 맞이 경험있는 호텔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런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인프라와 동시에 전문 인력의 배치와 교육에 대한 계획 또한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의전서비스는 몇 주간 몇 시간 교육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실제 의전서비스 전담팀도 별도 기간 혹은 정기적 교육을 하고도 실수가 발생하기도 하며, 무엇보다 의전서비스에서의 실수는 일반 고객서비스 실패와는 달리 큰 문제가 야기되기도 하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2005년에도 그 당시 부산에서 이런 규모있는 국빈행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호텔에서도 전담서비스팀이 꾸려졌고 오랫동안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 사전 준비를 했으며 그럼에도 더욱 경험있는 전문인력으로 서울지역 국빈서비스 전담팀의 호텔리어들이 당시 추가 인력으로 투입되었었다. 현재 경주지역 호텔들은 내·외국인들에게 충분히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로 인정받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숙박공간으로 사랑받으면서도 단순히 서비스 인력자체가 부족한 문제 때문에 영업장을 풀가동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렇듯 기본 서비스 인력 부족을 겪는 호텔에게 추가 인력투입과 의전서비스를 위한 교육 자체가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경주시 차원에서 호텔들의 국빈맞이 준비와 현안을 살펴보고 지원계획과 대비가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21개국 정상 외, 세계의 눈이 집중될 경주에는 많은 미디어 뿐만아니라 다양한 손님들이 경주를 방문하기 때문에 시설 및 인프라도 현실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21개국 정상들의 숙소에 대한 계획을 1차적으로 마련하고 추가 필요한 부분을 지리적으로 유리한 포항·울산·대구와 APEC 개최 경험이 있는 부산 등 지역의 협조를 요청하고 협약을 통해 숙소 연계 인프라를 구축해 두어야 할 것이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최욱희 교수)
202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