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MTIR 칼럼

MICE관광산업연구소는 지역의 지속가능 관광, 스마트관광,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학술 연구, 정책 연구, 교육,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MTIR칼럼

[ESG 이야기] ESG 정보공시 국내외 동향과 관광분야의 실태

페이지 정보

작성일 25-08-25 11:57

본문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지난 정부에서 멈춰 있던 ESG 정보공시 제도화에 대해 속도가 붙기 시작하였다. 이 글에서는 ESG 정보공시를 두고 국내외 어떤 변화가 있는지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고 더불어 관광분야에서의 움직임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ESG 정보공시 배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전세계적으로 거세지기 시작하였고, 유럽을 필두로 탄소중립과 기업에 대한 지속가능경영(ESG 경영)에 대한 압력은 더욱 커져갔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들이 여전히 존재하여 아직 모든 기업에 대한 ESG 경영 정보공시가 의무화되지 못했고 여전히 진행 중인데, 2024년과 2005년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정부 혹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후소송, ESG 그린워싱 소송 등이 증가하고 있고, 한편 미국에서는 반 ESG 소송도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248월 일본에서는 청소년이 10개 화력발전 기업을 상대로 아시아 최초의 청소년 주도 기업소송을 주도했으며, 2021년 호주 토레스해협의 원주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주거지와 무덤이 바닷물에 잠기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겪자 호주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키도록 정부를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하였다(20257월 패소). 또한 그린워싱으로 기소된 호주의 뱅가드 인베스트먼트는 2024년 약 2000만 호주달러(177억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2024년 첫 기후 헌법소원 판결이 났는데,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판결함으로써 정부가 탄소중립에 대한 의무를 미래에 과중한 부담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기본권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해외 ESG 정보공시 동향>

2025년 초 EU, 영국, 호주, 캐나다에서 잇달아 기업의 ESG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으며, EU국가에서 출발하는 모든 비행기는 국적을 불문하고 항공유에 SAF(지속가능항공유)2% 이상 첨가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이들 국가를 상대로 하는 국내 수출기업과 항공사 및 항공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빠른 기후 변화에 비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설정 등 넷제로(Net Zero)에 대한 합의된 전세계 공동 목표 달성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더 이상 자발적 이행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기인하여 각 국가가 정책적, 제도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지금까지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강력한 규제 정책 입장을 취하고 있는 곳이다. 유럽은 2017년 이후 비재무보고지침(NFRD, 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을 마련하여 EU내 직원 500명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비재무정보(ESG관련) 공시를 의무화하여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적용해오고 있다. 2025년부터 EU 내 대기업의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공급망 내 환경 및 사회적 영향 고려가 의무화되며, 이는 EU 내 자회사를 두고 있는 기업까지 적용되도록 기업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을 발표하였다. 다만, 기업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우려 및 거센 반발을 고려해 20253월 다소 완화된 ‘EU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하여 CSRD를 최대 2년 연기하고 기업지속가능성 실사 지침도 최대 1년 연기하였으며, CSRD 적용 기업을 임직원 500명에서 1천명 이상 상장기업으로 변경하는 등 다소 속도 조절을 하고 있어 국내기업은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反 바이든 정부 기조로 기존의 파리 기후협정 재탈퇴에 따른 국가온실가스감축 노력을 중단하거나, 기후공시 규정을 취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ESG정보공시에 환경, 사회, 거버넌스 모두를 포함하기 보다는 기업의 기후 관련 위협/기회를 중요 보고 토픽으로 규정하여 내용면에서도 소극적인 편이었는데 2026년 공시 의무화를 예정했으나 시행이 불투명해졌다. 바이든 정부의 기후 공시 의무화 정책에 반대하는 소송이 진행 중이었으나, 20253월 트럼프 정부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 공시 의무화에 대한 법적 방어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기후공시 규정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주법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처럼 기후공시 의무화 법률이 시행되는 곳이 있다.

이외의 주요 수출국의 ESG 공시 의무화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영국, 호주, 일본,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대부분 ESG 공시 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혹은 늦게는 2027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ESG 정보공시 동향>

국내에서는 이재명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ESG 기본법 제정 및 자본시장법 개성을 통한 ESG 공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하여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국정운영 5개 년 계획에서 국가 기후적응 역량 강화와 함께 ESG 공시 관련 인프라 제고 및 ESG금융 강화를 주요 실행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어 2026년까지 기반을 마련한 후 2027년부터 공시 의무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분야 ESG 정보공시 현황과 과제>

국내 관광분야는 여전히 ESG 경영과 거리가 먼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관광산업 상장기업 동향을 살피기 위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하는 관광산업 TS-30에 해당하는 상장기업 중 ESG 정보공시를 하는 기업은 하나투어, 호텔신라,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파라다이스가 전부이다.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곳이 카지노 업체 강원랜드와 GKL인데 이곳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2024년 기준 국내 코스피 전체 상장사의 27%(204개 기업)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가 되며, 글로벌 50대 호텔관광기업 중 49개 기업이 ESG 정보공시를 하고 있는 것(2023년 기준)과도 대비된다. 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WTTC)에서도 기업의 ESG 경영 전환, 넷 제로 달성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여 글로벌 관광기업들이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호텔기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 표준을 제정하여 발표하였으며, 곧 업데이트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관광산업은 GDP대비 2.8~3% 수준에 머물고 있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부족하고, 관광산업의 고도화나 지속가능 전환 등이 여전히 약하다. 최근 K-컬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소프트파워가 증가하고 있으며,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호응을 받으며 그 상승세가 역대 최대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문화산업으로의 접근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K-컬쳐를 접한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오고자 하는 욕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이러한 인바운드를 감당할 여행관광산업 구조를 갖고 있는가? 글로벌 관광기업으로 성장할 기업을 육성하고 있는가?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적합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는가? 묻고 고민해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시점이다.

 이제는 한국이 다른 선진국을 따라가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저물고, 한국에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가 왔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고급 문화를 가진 나라, 본받고 싶은 나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앞장설 준비가 되어있는가? 관광분야는 여전히 팔로워에 머물고 있다. 관광학계는 물론 관광업계가 함께 글로벌 추종자가 아닌 글로벌 지속가능한 관광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리더, 관광분야에서도 홍익인간의 정신을 타고 난 우리가 지속가능한 내일을 앞장서 열어가는 나라가 되어가면 어떨까? 기업과 관광목적지의 ESG 경영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K-컬쳐와 K-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속가능한 관광의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가 왔다.

 

2025년 8월 25일 

(동국대 호텔관광경영학전공 교수/MICE관광산업연구소 지속가능ESG센터 소장 김남현)


참고자료

임팩트온(2025.06.25) ESG 동향】기후소송, 2024 226건 추가아시아 지역도 증가세 본격화

경향신문(2025.07.17) ‘기후 난민호주 원주민, 정부 상대 기후 소송에서 패소

한국거래소 ESG 포털

한경 (2025.1.5) EU··호주·캐나다, 기업 ESG 보고서 의무화한다

BBC Korea (2024.8.29) 국내 첫 기후 헌법소원

Kim, N., Yoon, Y. & Legendre, T. S. (2025). The State of ESG Disclosure: An Exploration of Stakeholders and Sustainability Materiality. Tourism Analysis, 30(1), 63-85. https://doi.org/10.3727/108354224X17175130779643

 
Copyright ⓒ 2024 동국대학교 WISE MICE관광산업연구소 All rights reserved.